유세 중 피격 아베 전 일본 총리, 사망..향년 67세

피격 당한 아베 신조 전 총리가 치료를 받던 도중 숨졌다. 향년 67세.

NHK는 8일 자민당 간부의 발언을 인용해 아베 전 총리가 오후 5시46분쯤 나라현 가시하라 시내 병원에서 숨졌다고 전했다. 일본 참의원(상원) 선거를 이틀 앞둔 이날 아베 전 총리는 오전 11시30분께 오사카시에서 32㎞가량 떨어진 나라현 나라시에서 가두연설 중이었다. 그러나 연설 중 총격에 의해 쓰러졌다.

살인미수 혐의로 현장에서 체포된 용의자는 해상자위대 장교 출신이라고 FNN은 정부 관계자를 인용해 보도했다. 신원은 2002년 임기부 자위관으로 입대해 2005년에 퇴직한 41세 야마가미 데쓰야로 알려졌다.

아베 전 총리는 오른쪽 목에 총상이 있어 출혈 중이며 왼쪽 흉부에는 피하 출혈이 있어 집중치료실에서 치료를 받던 도중 숨지게됐다.

현행범으로 체포된 용의자 야마가미 데쓰야(41)는 경찰 조사에서 진술을 번복하고 있어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

일본 마이니치신문 보도에 따르면 해상자위대 장교 출신으로 알려진 범인은 경찰 조사에서 특정 종교단체 간부를 노린 것이라고 진술했다.

앞서 NHK는 범인이 “아베 전 총리에게 불만을 품고 죽이려 했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하지만 이후 “아베 전 총리의 정치적 신념에 따른 원한은 아니다”라며 특정 종교단체 간부를 노린 것이라고 번복하며 다소 오락가락하는 진술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범인이 이름을 말한 해당 단체의 간부는 당시 유세 현장에도 없었던 것으로 밝혀져 추가 조사가 필요한 상황이다.

아베 전 총리는 일본 역사에서 8년8개월의 최장수 재임 기록을 세웠다. 그러나 그는 2007년 1차 집권에 이어 2차 집권도 병으로 물러난 데다 연설 도중 피격까지 당하며 ‘비운(悲運)의 총리’로 역사에 쓰여지게됐다.

아베 전 총리는 일본에서 손꼽히는 정치 가문에서 성장한 세습 정치인이다. 외할아버지는 기시 노부스케(岸信介) 전 총리, 아버지 아베 신타로(安倍晋太郞)는 외상과 자민당 간사장을 지냈다. 친할아버지 아베 간(安倍寬)도 중의원(하원) 출신이다.

가문의 후광으로 1993년 중의원에 처음 당선된 이후 13년 만인 2006년 9월20일 자민당 대표로 선출됐다. 이어 9월26일 전후 52살 최연소 총리에 오르면서 주목받았다. 하지만 그는 총리 취임 1년 만에 돌연 사퇴했다. 2007년 7월 참의원(상원) 선거에서 참패한 데 따른 책임을 진 것이다.

이후 아베 전 총리는 2012년 9월 다시 자민당 총재에 올랐다. 1955년 자민당 설립 후 대표직에 두 번 당선된 경우는 처음이었다. 같은 해 12월 자민당이 중의원 선거에서 승리하며 다시 총리 자리에 올랐다.

2007년 아베 전 총리가 1차 사임한 뒤부터 2012년 2차 집권하기까지 일본의 총리는 5번 바뀌었다. 매년 총리가 바뀌다시피 한 것이다. 아베 전 총리는 집권 기간 비교적 정치를 안정시키고 현실주의 노선을 지켰다는 평가를 받는다.

특히 ‘아베노믹스(아베+경제)’는 그의 트레이드 마크다. 2~3%의 인플레이션 목표, 무제한 금융완화, 마이너스 금리를 통해 장기 침체에 빠진 일본 경제를 부흥시키겠다는 경제정책이다. 한때 그는 아베노믹스를 등에 업고 76%의 지지를 얻었다. 다만 재정에 부담이 될 정도로 예산을 사용해 장기적으로는 일본 경제에 부담이 됐다는 비판에 직면하기도 했다.

2차 내각으로부터의 연속 재직 일수는 2822일, 1차 내각을 포함하면 통산 3188일이다. 모두 사상 최장을 기록이다. 2021년 11월에는 자민당 최대 파벌인 아베파 회장에 올랐다.

외교 안보 분야에서는 2015년 안보 관련 법을 정비, 집단 자위권 행사를 가능하게 했다. 또 미·일 동맹을 굳건히 해 인도·태평양에서의 영향력을 키웠다. 도널드 트럼프 당시 미국 대통령과는 한 해 동안만 5차례 정상회담을 가졌다.